2010년 5월 6일 목요일

아픈 가은이

어린이날 전날은 정말 끔찍한 날이었다.
회사에 있는데 오후 3시반쯤 소정이한테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가은이가 놀다가 다쳤는데 앞니 4개가 어쩌구저쩌구... 잘 들리지 않았다.. 전화를 끊고 애가 다쳤다고 회사에 얘기하고 급히 나왔다. 1층에 세워놓은 차를 지하주차장에서 찾아헤매다가 정신 번쩍 들어서 다시 1층에서 차를 끌고 매일 나가는 출구도 한번 지나쳐 다시 한바퀴 돌고는 집으로 운전을 했다. 가면서 전화를 했는데 동네 치과병원이라고 하는데 가은이의 비명에 가까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진짜 아무생각이 나지 않았다.

병원에 도착해보니 가은이 엄마와 이모가 눈이 벌건채 앉아있었고, 가은이는 치료를 받고 있었다. 살짝 보니 손이랑 옷이 온통 피투성이었다. 어린것이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의사선생님 말로는 넘어지면서 앞니 4개가 인중 뼈를 으깨면서 파고들어갔고 그중 한개는 절반정도 부러져 있다고 했다. 마취하고 들어간 이빨을 다시 뽑아서 고정하고 며칠 후에 신경치료를 해야 한단다. 아직 치아뿌리가 완전히 자란게 아니라 몇주나 혹은 몇달 계속 지켜보면서 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치료를 받고 나온 가은이 말로는 동네 친구네 계단에서 친구 둘과 함께 놀다가 친구 하나가 밀었는데 발이 걸려서 바로 계단 아래로 꼬꾸라졌다고 했다. 피투성이로 울면서 잔뜩 겁을 먹었던 가은이를 바로 지켜본 엄마와 이모, 할아버지는 또 얼마나 놀랬을까..

                     ↑ 치료받고 나온 가은이.  아프고 슬퍼서 울고 있다.

뒤로 넘어져서 머리를 크게 다칠수도 있었고, 턱을 심하게 부닥쳐서 턱뼈가 부러졌을수도 있었는데 그나마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앞니를 일단 고정은 시켰지만 절대 사용하거나 충격을 주면 안된다는 의사선생님의 신신당부가 있어서 1,2주 정도는 학교도 보내지 말아야 할듯 싶다.

한시간 여 치료를 받고 나온 가은이... 거울을 보고 너무 못생겨졌다고 슬퍼한다. 근데 내가보기엔 여전히 가은이는 예쁘기만 하다..우리 이쁜 가은이 앞으로는 좀 조심해서 놀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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