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나중에 소비자 만족도 조사 콜 가면 잘 부탁드립니다."
할일 마치고 돌아온 후 몇시간, 또는 하루이틀 지나면 어김없이 전화가 온다. 바쁘거나 하면 응답해주기 싫지만 나에게 서비스를 제공한 직원의 얼굴이 떠올라 차마 외면할 수가 없다.
일반적인 보험권유나 상품가입유도 전화를 받게 되면 "죄송합니다. 바뻐서요~" 하는 식으로 전화를 끊지만 소비자 만족도 조사는 차마 그럴수가 없다. 혹시 내가 대답을 안하고 끊거나 귀찮다고 대충 말하고 끊거나 그것도 아니면 전화 자체가 짜증나서 안좋은 점수로 대답해버렸을때 혹시라도 대민 서비스를 제공한 직원에게 어떤 불이익이 생길지 몰라서 차마 그럴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조사에는 거의 대부분 최고점수를 주고 끝까지 통화를 하는 편이다. 설사 해당 직원의 업무처리가 좀 맘에 안들었어도 말이다.
이건 정말 폭력적이다. 어떤 서비스를 받고나서 맘에 안들면 전화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놓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주면 되지 않나? 이런식으로 고객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서 만족했냐고 물어봐놓고 좋지 않은 점수라도 받은 직원에게 가해질지도 모를 불이익을 상상하는것조차 너무도 불쾌하다.
창구에서, 서비스센터에서, 커피숍이나 미용실에서 단순히 돈을내고 적당한 서비스만 받고 나오면 된다. 거기에 무슨 환한 미소나 과한 서비스를 기대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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