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내가 참 좋아라 하는 프로다. 아직 몇주밖에 안되었지만 혹시 못보고 지나치면 재방이라도 꼭 보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이소라, 윤도현, 김건모, 백지영, 박정현, 정엽, 김범수.. 정말 우리나라에서 가창력 하면 손에 꼽히는 멋진 가수들이 7명씩이나 무더기로 나와서 나의 눈과 귀를 황홀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 좋은 프로그램이 요즘 아주 시끌시끌하다. 김건모의 탈락에 당황하고 슬퍼한 출연자들이 돌발언행을 하고 PD가 재기회를 준다고 한게 이유였다. 공정하지 못하다느니, 원칙을 깼다느니, 심지어 출연가수 성격에 문제가 있다며 인신공격을 해대는 댓글들이 인터넷의 모든 관련기사나 게시판에 넘쳐나고 있다.
여기서 드는 의문.. 나는 정말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누가 무슨 죽을죄를 졌길래 그리도 욕을 먹어야 하는지.. 사람들은 실수 안하나? 한성깔 없는 사람이 어디있나.. 가수들도 사람이고 감정이 격해지면 울수도 있고, 말실수도 할 수 있는거 아닌가? 녹화방송이니까 그런것들은 편집을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거라는 생각은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고 좀 이해해주면 안되나 하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인터넷의 댓글들이 많은 사회문제를 일으킨 사례들을 많이 봐왔다. 심지어 자살하는 연예인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그 경우들도 100% 악성댓글 문제는 아니겠지만 큰 비중을 차지했음을 부인하긴 어려울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남에게 맘에 안들게 행동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게 그렇게 비난받아야 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이번 나가수 사건으로 "정의" 운운하며 흥분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다면 정의란 말이 아주 잘못 쓰이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주위에서 흔히 보게 되는 부정에는 관대하면서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이 조금이라도 맘에 안들면 호되게 "혼"을 내는건 정의가 아니라 그저 자기만족일 뿐이다.
나가수 PD가 교체된다고 한다. PD도 김건모씨에게 재기회를 주는 결정을 하면서 그정도는 시청자들이 이해해줄거라 생각했을거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결정이 되어버렸지만 그렇다고 만회할 기회도 주지 않고 교체결정을 한 MBC도 정의롭지 못하다.
부디 나는가수다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기만을 바란다.
끝으로, 이소라, 김건모, 김제동씨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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