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하는곳이 63스퀘어다 보니 점심식사 후 바로 옆 고수부지에 자주 산책을 다닌다. 고수부지에서 각종 새들이 평화롭게 날아다니고 물위에 떠서 자맥질도 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이제는 습관처럼 하루에 한번씩 가서 새들을 관찬하는게 큰 낙이 되었다.
며칠전에 괭이갈매기가 물가 바로 위 바위에 앉아있는 모습을 봤다. 보통은 근처에 가면 바로 도망가버리는데 저 아이는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폰카를 켜고 살금살금 다가가 봤더니 첨에는 안보였던, 반대쪽 날개가 부러져 있었다. 아 그래서 도망 못가고 있던거였구나. 가까이 가니까 물속으로 도망가는데 내가 괜히 고단해서 쉬고있는 녀석을 귀찮게 한거 같아서 미안했다.
저상태로 얼마나 살 수 있을까.. 돌아오면서 마음 한켠이 무거웠다.
며칠이 지난 오늘, 근처를 지나다가 그녀석을 다시 봤다. 위치는 그때와 좀 달랐지만 여전히 바위로 올라와 쉬고 있는 날개 한쪽이 부러진 그녀석이 맞았다. 와~ 어찌나 대견하고 반갑던지. 이녀석은 나름 열심히 잘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엔 조금 멀찌감치 서서 사진으로만 반가운 모습을 담고 조용히 지나갔다. 잘살아라 괭이갈매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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