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이의 추천으로 요노스케 이야기를 읽었다.
생각해보니 소설책을 자주 읽진 않지만 가끔 읽는 소설책이 일본소설이었다. 왜그런진 모르지만..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후 다시 읽은 일본소설. 우리나라 소설이 작가마다 큰 차이가 있고 일본도 그럴진데, 이상하게 일본소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아기자기하고 구성이 치밀하고 짜임새가 좋고 문장이 간결하고.. 뭐 읽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르겠지만 난 저런 인상을 많이 받았고 요노스케 이야기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일본소설 중에서도 "잘 쓴" 것들만 읽어봐서 그랬는지도...
책 구성은 도쿄의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지방에서 상경한 요노스케의 1년간의 이야기가 1월부터 12월까지의 제목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중간중간 20년 후 현재 요노스케를 회상하는 친구와 지인들의 이야기가 있다. 가벼운 성장소설인줄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는 내내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살면서 겪는 사소하고 우연한 만남들과 그로 인해 생기는 관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큰 영향을 끼치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하긴 우리 각자가 태어난 것 자체만 해도 얼마나 기막히게 우연한 사건들의 결과이겠는가.. 내 어머니는 내가 속썪일때마다 말씀하셨었다. '저인간 안낳으려다 낳았더니 저리 속썪이네.' 맘에들땐 물론 반대지만 '쟤 안낳았으면 어쩔뻔 했어' ㅡㅡ
요노스케의 대학 첫 친구인 구라모치와 유이 애인인 쇼코, 이상형인 지하루 그리고 그외 인물들.. 지극히 평범한 요노스케가 원해서 또는 어쩔수 없이 관계를 맺는 인물들의 과거 20년 전 짜임새있는 스토리와 몇몇 인물들이 현재에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들이 섞여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거기에다가 2001년 한 일본인을 구하기 위해 선로에 뛰어들었다가 사망한 고 이수현씨에 대한 생각을 일깨워주기도 해서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책을 덮고나서 생각해보니 내용 자체는 참 단순하다. 소소한 일상과 단순해 보이는 인연들로 이런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설을 쓴 작가의 구성력과 글솜씨에 새삼 감격하게 된다.
기억에 남는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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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루가 유타라는 19살 남자에게..(라디오에서 상담하면서)
유타 : "그녀와 뭘 해도 신선한데 그녀는 이미 누군가와 그걸 해본 적이 있다고 할까..."
유타 : "그녀와 뭘 해도 신선한데 그녀는 이미 누군가와 그걸 해본 적이 있다고 할까..."
지하루 : "예를 들어 유타 씨가 처음 먹어보는 음식을 그녀가 이미 먹어본 적이 있다고 가정해보죠. 그렇다고 해도 그녀 역시 처음인 거예요. 유타 씨랑 같이 먹는건."
쇼코가 무쓰이에게(딸아이에 대한 얘기를 하고 나서)
쇼코가 무쓰이에게(딸아이에 대한 얘기를 하고 나서)
"이 일을 시작한 후 절실히 드는 생각인데,
소중하게 키운다는것은 '소중한 것'을 주는게 아니라 ,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그 상황을 극복해나갈 힘을 가르쳐주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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