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8일 월요일

요노스케 이야기 - 요시다 슈이치 저/이영미 역, 은행나무






소정이의 추천으로 요노스케 이야기를 읽었다.
생각해보니 소설책을 자주 읽진 않지만 가끔 읽는 소설책이 일본소설이었다. 왜그런진 모르지만..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후 다시 읽은 일본소설. 우리나라 소설이 작가마다 큰 차이가 있고 일본도 그럴진데, 이상하게 일본소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아기자기하고 구성이 치밀하고 짜임새가 좋고 문장이 간결하고.. 뭐 읽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르겠지만 난 저런 인상을 많이 받았고 요노스케 이야기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일본소설 중에서도 "잘 쓴" 것들만 읽어봐서 그랬는지도...

책 구성은 도쿄의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지방에서 상경한 요노스케의 1년간의 이야기가 1월부터 12월까지의 제목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중간중간 20년 후 현재 요노스케를 회상하는 친구와 지인들의 이야기가 있다. 가벼운 성장소설인줄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는 내내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살면서 겪는 사소하고 우연한 만남들과 그로 인해 생기는 관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큰 영향을 끼치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하긴 우리 각자가 태어난 것 자체만 해도 얼마나 기막히게 우연한 사건들의 결과이겠는가.. 내 어머니는 내가 속썪일때마다 말씀하셨었다. '저인간 안낳으려다 낳았더니 저리 속썪이네.' 맘에들땐 물론 반대지만 '쟤 안낳았으면 어쩔뻔 했어'  ㅡㅡ

요노스케의 대학 첫 친구인 구라모치와 유이 애인인 쇼코, 이상형인 지하루 그리고 그외 인물들.. 지극히 평범한 요노스케가 원해서 또는 어쩔수 없이 관계를 맺는 인물들의 과거 20년 전 짜임새있는 스토리와 몇몇 인물들이 현재에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들이 섞여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거기에다가 2001년 한 일본인을 구하기 위해 선로에 뛰어들었다가 사망한 고 이수현씨에 대한 생각을 일깨워주기도 해서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책을 덮고나서 생각해보니 내용 자체는 참 단순하다. 소소한 일상과 단순해 보이는 인연들로 이런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설을 쓴 작가의 구성력과 글솜씨에 새삼 감격하게 된다.


기억에 남는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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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루가 유타라는 19살 남자에게..(라디오에서 상담하면서)
유타 : "그녀와 뭘 해도 신선한데 그녀는 이미 누군가와 그걸 해본 적이 있다고 할까..."

지하루 : "예를 들어 유타 씨가 처음 먹어보는 음식을 그녀가 이미 먹어본 적이 있다고 가정해보죠. 그렇다고 해도 그녀 역시 처음인 거예요. 유타 씨랑 같이 먹는건."

쇼코가 무쓰이에게(딸아이에 대한 얘기를 하고 나서)
"이 일을 시작한 후 절실히 드는 생각인데,
소중하게 키운다는것은 '소중한 것'을 주는게 아니라 ,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그 상황을 극복해나갈 힘을 가르쳐주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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