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만 느껴졌던 7주간의 필리핀 생활이 이제 거의 막바지다. 내일 오후에는 졸업식을 하고 밤에 공항으로 가서 새벽에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 토요일 아침은 한국에서 맞이하게 된다.
어리둥절했던 첫 하루이틀을 빼고는 필리핀 생활에 너무도 익숙해져서 편안하게 생활했는데 벌써 이렇게 날짜가 지나고 이제 곧 여기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맘이 든다.
여행지로써가 아니라 생활하는 곳으로써의 해외 생활이었던 첫 나라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마지막 주말이라 무조건 나가기로 했다. 토요일에는 갔을때마다 좋았던 가이사노 몰에 가서 그동안 수고한 티처들에게 줄 조그만 선물들을 사고 나머지 일주일간 먹을 간식과 한국에 좀 가지고 갈 과자들을 샀다. 볼때마드 느끼는거지만 여기 과자 정말 대박이다. ㅎ
그리고 더쌤 커피숍에서 커피와 간단한 식사도 했다. 여기 커피는 정말 맘에 든다. 초기에는 소정이랑 둘이 몇번 오고, 그담부터 온가족이 또 두어번 왔던지라 종업원도 나름 친숙해져서 마지막 계산하고 나올때 이제 한국에 돌아가야 해서 오늘이 마지막 방문이었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우리가 가면 거의 전담해서 주문 받고 계산도 해준 종업원도 아쉽다고, 잘 지내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일요일에는 점심먹고 한시쯤 온가족이 영화를 보러 SM 몰로 향했다. 학원 밴 타고 나가서 돌아올때는 지프니를 이용하기로 했다. 우리가족이 선택한 영화는 "Jumanji: Welcome to the Jungle" 이었다. 자막 없이 영화관에서 보는 첫 영화인 셈이다. 필리핀 영화관의 첫 느낌은 생각보다 크다는 것과 엄청 춥다는 것이다. 춥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얇은 긴팔을 준비해 가서 입었는데도 영화보는 내내 추웠다. 자막없이 보는 영화도 나름 괜찮았다. 복잡하고 빠른 대사 아니면 대충 알아듣는데 별문제는 없었고(워낙 쉬운 오락영화라서..) 자막 안보고 장면에 집중하니 더 좋았다. 아.. 그리고, 영화시작하기 전에 영화 예고편들을 보는데 특이한게 헐리웃 영화들은 당연히 영어로 하고 자막이 없다. 필리핀 사람들은 영화관에 오면 자막없이 영어로만 된 영화를 보는 것이다. 아직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도 어쩔수없이 그냥 봐야 한다는게 좀 신기했다. 더구나, 예고편 중에 필리핀 영화가 있었는데 이 영화에는 영어로 된 자막이 나오고 있었다. 외국인을 위한 배려인듯. 신기한 경험이었다. ㅎ
영화보고 나와서는 본격적인 먹자타임~ 이것저것 안먹어본거 먹으러 다녔다. sm몰의 2층에 조그만 가판대에서 파는 와플 맛이 일품이었다. 마침 1층에서는 뷰티선발대회 비슷한게 하고 있어서 구경도 했다. 필리핀 사람들이 보통 작은데 역시 모델들이라 그런지 키가 훤칠하다.
저녁까지 거하게 먹고 나오니 밖은 깜깜해져 있었다. 밤에 지프니를 타는건 처음이었다. 시원한 밤바람 맞으며 숙소로 돌아왔다.
이렇게 필리핀에서의 마지막 토요일과 일요일을 알차게 보냈다.
어제(2018년 1월 31일)는 마지막 수업 제끼고 또다른 모험(?)을 하러 나섰다. 맛있고 경치 좋다고 소문난 엘살바도르 리조트에 가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한 것이다.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다 8키로 정도 되고 지프니를 타면 대략 40분 정도 걸린다. 문제는 우리가 나선 시각이 오후 5시 정도였는데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지프니가 다들 꽉 차서 탈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한 40분 정도 기다린 후에 겨우 탈 수 있었다. 이러다 못가고 돌아가야 하는거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하던 차였다.
엘살바도르에서의 저녁식사는 정말 근사하고 만족스러웠다. 음식이 그동안 먹었던 필리핀 음식들에 비해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었지만 한국 음식가격 생각하면 훨씬 저렴하면서 맛도 나름 훌륭하다. 무엇보다 멋진 바다경치를 보면서 식사를 하는것이 좋았다. 아 정말 아쉬운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이제 하루 남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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