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6일 수요일

바보들의 결탁


책의 내용보다는 작가에 대한 사연이 유명해서 오히려 과대평가된 면이 없지않아 있는듯 하다. 작가 존 케네디 툴에 대
해 소개된 글을 인용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군복무 중에 이 작품을 쓴 작가는 작품에 대한 확신이 있었지만, 가는 출판사마다 퇴짜를 맞는다. 출간의 꿈이 계속 좌절되자 급속히 건강을 잃고 차츰 심각한 우울증과 편집증에 빠져들고, 어머니와의 끊임없는 불화가 더해져, 그는 끝내 서른둘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아들이 죽고 나자 이번엔 어머니가 아들의 원고를 가지고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자 역시 가는 곳마다 퇴짜. 하지만 미국 남부문학의 대가 워커 퍼시의 중재로 작가 사후 11년 만에 작품이 출간되고,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하면서 이 작품은 출판계의 전설이 된다.

설사 이런 사연이 있는 작가의 작품이라 하더라도 내가 그걸 알리는 만무하고, 소정이가 읽고있는걸 보고 호기심이 생겨서 나도 읽게 되었다. 주인공 이그네이셔스는 그시대에 흔치않은 앨리트(60년대 미국에서 석사학위까지 받았으니..)로 어머니의 기대를 한껏 받았지만, 뚱뚱한 거구에 현실감각이 별로 없고, 허구한날 방구석에 틀어박혀 장문의 글을 써대면서 사회불평이나 하는 어찌보면 "루저" 인생을 사는 인물이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흑인공장노동자들과, 동성애자들과 사회혁신을 꿈꾸고 실천하고자 노력하지만 번번이 실패를 하게 된다. 아마도 이그네이셔스는 작가 존 케네디의 또다른 모습일지 모른다. 500페이지가 넘는 만만치 않은 분량이지만 별 무리없이 읽어나갈 정도는 된다. 곳곳에 그 시대의 사회상을 잘 드러내주는 낯선 단어들이 많이 나오는데 번역가의 친절한 주석과 함께 읽다보면 상식이 풍부해지는 느낌마저 든다. ^^;
글쎄,,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재미있는 책은 아닐지 모른다. (확실히 일본소설들에 비하면 재미는 없다는걸 인정한다.) 하지만 이그네이셔스의 투덜거림을 보면서 서서히 이그네이셔스를 응원하면서 읽고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나름 색다른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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