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제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요즘 뭐가 그리 바쁘다고 집에서도 이것저것 일을 하느라 통 책읽을 시간이 없었는데 이 책은 오랜만에 (여느때처럼) 소정이가 한번 읽어보라며 건네준 책이다. 제목이 특이하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야구에 대한 얘긴가보다. 근데 소정인 야구 안좋아하는데? 이 책을 재밌게 읽었다고? 이상하네.. 해서 읽게 된 책이다.
초반엔 예상대로 삼미 야구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고 있다. 초등학생 때 MBC 청룡을 좋아해서 회원가입하고 노랗고 파란 야구잠바에 모자쓰고 한창 야구한다고 친구들과 돌아다니던 시절이 떠오른다. 삼미 슈퍼스타즈, 내가 응원하는 팀이 아니라 상세히는 기억이 안나도 했다하면 그냥 거의 지기만 했던 팀으로 기억하고 있다. 장명부라는 걸출한 투수도 기억이 나고...
작가의 생각으로 삼미 슈퍼스타즈의 가장 큰 실수는 프로의 세계에 뛰어든 것이란다... 무슨말인가 했다. 짧고 통통 튀는 신세대스러운 가벼운 문체를 보며 '이거 왜이리? 재밌는거 같기도 하고 유치한거 같기도 하고.. 이 두꺼운 책 전부가 이런식인가?' 하며 의문을 품기 시작할 무렵 작가는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점점 무거운 철학적(?) 주제로 나아가지만 톡톡 튀는 재밌는 문체로 어렵지 않게, 재밌게 읽어나갈 수 있다.
프로의 세계. 우리는 모두 프로의 세계에 살고 있다. 누군가의 일을 해주면서 돈을 받는다는거 자체가 프로라는 얘기지.. 아마추어한테 누가 돈을 주겠나. 맞는 말이다. 돈을 대가로, 나는 프로라는 자부심으로 우리 모두는 자신의 시간을 팔고 있는 것이구나.. 맞다.. 책하나 읽을 시간조차 없는 내 삶이 딱 그러하지 아니한가 말이다. 나는 능력을 팔고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시간을 팔고있는 것이었다. 만년꼴치 야구팀 삼미슈퍼스타즈에서 철학적 사고로 자연스럽고 재밌게 풀어가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하면서 술술 읽어내려갔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혹시 서점에서 이 책의 제목만 보고 그냥 지나쳐버지는 않을까 싶어 좀 걱정이 되긴 하다. ㅎ
물론이지. 우리는 미국의 프랜차이즈니까. 언제나 이 점을 잊어서는 안돼. <착취>는 우리가 알고있는 것처럼 고통스럽게 행해진게 아니었어. 실제의 착취는 당당한 모습으로, 프라이드를 키워주며, 작은 성취감과 행복을 느끼게 해주며, 요란한 박수 소리 속에서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형이상학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던 거야. -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중에서 -👉읽은책 전체모음